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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우리가 유니콘 ④] 스마트폰 전자책 플랫폼 국내 1위

2019.09.25 15:54

배기식 리디 대표


삼성전자 다니다 리디북스 창업

11년 만에 회원 381만명

전자책 213만권 콘텐츠 보유

돈내는 프리미엄 시대 도래할 것

 

"2007년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컴퓨터가 주머니에 들어오는구나` 생각했어요. 휴대폰에서 인터넷이 되니 여기서 콘텐츠 소비가 일어나겠다는 생각이 바짝 들었죠."

 

`리디북스`를 만든 배기식 리디 대표(40·사진)는 2008년 창업 당시를 이같이 회상했다. 리디북스는 회원 381만명을 보유한 국내 1위 전자책 플랫폼이다. 그는 음악, 영상, 논문 등 대부분 콘텐츠는 모두 디지털화돼 있었는데 당시 출판·도서 분야는 디지털화가 안 된 게 눈에 들어왔다. 바로 사업 기회라 생각하고 잘 다니던 삼성전자 사내벤처팀을 그만뒀다.

자취하던 강남역 오피스텔에서 자본금 1억원으로 회사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창업 11년 만인 지난해 793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리디는 국내 최초 스마트폰 전자책 서비스 `리디북스`를 통해 전자책을 비롯해 만화, 웹소설,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연평균 성장률이 36%에 달한다. 배 대표는 플랫폼으로서 `눈덩이 효과`가 본격화되면 올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달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대상에 선정돼 1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네이버나 구글 등 인터넷 회사들은 초기에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로 매출을 올렸죠. 그런데 모바일 시대로 들어오면서 달라졌어요. 소비자들이 돈을 지불하더라도 검증된 것, 실패하지 않는 것을 원하게 된 거죠. 모바일 결제도 쉬워졌고요."

 

넘쳐나는 무료 콘텐츠 사이에서 유료 콘텐츠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이유를 묻자 배 대표는 이같이 답했다. 그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처럼 이제 돈을 내고 유료 콘텐츠를 소비하는 프리미엄 시장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디는 지난해 국내 전자책 시장점유율 47%를 차지한 1위 업체다. 출판사 2550여 곳과 제휴를 맺어 213만권의 전자책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리디는 지금까지 33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그는 리디북스 서비스의 장점을 서점에 가거나 배송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한밤중에 갑자기 읽고 싶은 책이 떠오르면 즉시 결제해서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인공지능을 활용해 소설이나 만화 등 개인에게 잘 맞는 책을 추천해주는 점도 장점으로 들었다.

 

출판·도서 분야가 사양 산업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책 보는 시간이나 양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책을 아예 안 볼 수는 없다"며 "책은 모든 콘텐츠의 원천으로 그 힘을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배 대표는 전자책 시장에 대해 "책 보는 사람이 세상에 100명이면 그중 전자책을 보는 사람이 미국은 30명인 데 비해 국내는 4~5명에 불과하다"며 "4조원 규모의 전체 책 시장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고 그런 면에서 성장성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전자책 시장에 진출하고 도서정가제가 도입되는 등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월 6500원만 내면 제한 없이 책을 볼 수 있는 전자책 구독서비스 `리디셀렉트`를 선보이고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를 인수하는 등 그때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했다.

 

배 대표는 "웹소설과 웹툰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콘텐츠의 호흡이나 길이가 짧아지고 있다"며 "소설책을 1화, 2화 단위로 쪼개서 볼 수 있게 하거나 잡지나 단행본도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주제 단위로 볼 수 있게 하는 등 작은 시도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화의 동영상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스트리밍해주는 업체인 `라프텔`도 최근 인수했다.

 

[권한울 기자] 입력 : 2019.09.22 16:50:01   수정 : 2019.09.22 19: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