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슬기로운 집콕생활 [사람]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간이 2주 연장되어 4월 19일까지가 되었다. 언제까지 더 연장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학생들은 강의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재학과 휴학 사이 어딘가의 삶을 살고 있을 것 같다. 집에 있는 시간을 답답하게 여기며 편하게 밖으로 나갈 날만을 기다리
기보다는, 집콕생활을 보다 슬기롭게 보낼 방법들을 찾으며 살아보면 어떨까?
첫째, 문화예술 향유하기
- 공연 온라인 상영회
‘무대는 잠시 멈췄어도, 여기 연극이 있습니다.’ 국립극단에서는 연극 <페스트>,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1945>, <실수연발>을 유튜브에서
무료로 상영한다. 국립극단 외에도 많은 공연 제작사가 무료 공연 영상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극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것과는 달리 너무 밋밋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좋은 공연 영상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기회
다. 집에서 편하게 앉거나 누워서,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다양한 공연 관람을 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마음껏 누려보자. 뮤지컬을 주로 관람하
던 필자는 이번 온라인 상영 기회를 통해 연극, 클래식, 국악 등 다른 장르의 공연들에 관심을 둬보려고 한다.
트위터에 ‘4월 공연 생중계 리스트’를 검색하면 다양한 공연의 온라인 상영 일정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한 이미지가 나온다. 또한, ‘2020 공연 스트
리밍 아카이브’라는 트위터 계정에서도 구글 캘린더 어플을 통해 스트리밍 일정을 공유한다. 정해진 시간에만 관람할 수 있는 영상도 있지만, 영상
공개 이후 일정 시간 동안 자유로운 재관람이 가능한 공연 영상들도 있으니 참고하자!
- 우리 집 영화관
필자는 요즘 ‘넷플릭스’, ‘왓챠’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낼 때는 영상
콘텐츠를 보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같이 밖에 나가기 힘들 때 밀도 있는 영상 관람을 하다
보니 오히려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귀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 책 읽기
아트인사이트에서 문화초대로 제공되는 도서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eBook 읽기에 푹 빠져있다. 작은 방 안에서 책 한 권 한 권으로 마음의 양식을
쌓아가는 느낌이다. 필자는 얼마 전 이북리더기를 구매했지만, 꼭 이북리더기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전자기기를 통해 eBook 독서를 즐길 수 있다.
eBook의 가장 큰 장점은 책을 구매하고 배송을 기다리거나,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Yes24’나 ‘밀리의 서재’
등의 도서 사이트에서 북클럽 구독 신청을 하면, 책 한 권도 안 되는 가격에 굉장히 다양한 eBook을 읽을 수 있다. 책을 자주 읽지 않아 독서가 어
렵게 느껴지는 독자라면, 요즘에는 오디오북도 출간되고 있으니 이용해보았으면 한다.
둘째, 배움과 도전
- 언어 공부
필자는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소리 내어 따라 하는 ‘쉐도잉’ 방법으로 공부를 한다.
재미도 있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 공부 방법이다.
최근에는 독일어 공부를 시작했다. 시험과 점수를 위해서가 아닌, 순수한 관심에서 시작된 공부다. 생각해보면, 가벼운 마음으로 배우고 싶은 분야를
공부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일상은 언제나 ‘해야만 하는’ 다른 일들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코로나가 일상의 많은 부분을 파괴했지만, 그로 인해 새로운 것을 공부할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다. 꼭 언어가 아니더라도 영상 제작, 이미지
편집, 코딩 등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배울 수 있는 인터넷 강의를 알아보자.
- 요리해보기
외식하기도 꺼려지는 요즘, 요리에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유튜브에 요리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 콘텐츠들의 퀄리티가 너무 좋다!
계란후라이도 만들 줄 몰랐는데 영상만 보고 따라 하니 된장찌개도 뚝딱 만들었다. 할 줄 아는 요리가 많아지면 왠지 생존력(?)이 높아지고 강해지는
기분이다.
셋째, 자신만의 시간 가지기
- 취미활동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잡생각이 많아지고 무기력해진다면, 별생각 없이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벼운 취미 활동을 해보자.
필자는 원래 캘리그라피 입문서를 따라 연습하다가 최근에는 프랑스 자수를 시작했다. 방법만 습득하면 그 후부터는 아무 생각 없이 빠져들 수 있다.
자수든, 퍼즐이든, 큐브든, 무엇이든 좋다!
- 글쓰기
저녁에는 자신의 하루와 감정에 대해 글을 남겨 보자. 카페 음악이나 좋아하는 ASMR을 틀어놓고, 하루를 되돌아보며 글을 쓰다 보면 더 알찬 내일을
계획하고 기대하게 된다. 또한, 남겨진 글은 나중에 나의 삶의 소중한 한 부분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것을 마냥 낙천적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상황에 이끌려가기보다는 하루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
자기 자신이어야 함을 전하고 싶다.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자. 작은 방 안에서도 슬기롭게, 자기 자신만의 가치 있는 하루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글 입력 2020.04.06 13:24
송진희 (아트인사이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