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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퍼지는 책의 소리AI 스피커 성장 속 음성 콘텐츠 수요 증가…오디오북도 동반 성장 기회

2018.03.28 17:56

AI 스피커 전쟁이 시작됐다. ICT 대표 주자 및 플랫폼 사업자들이 앞 다퉈 스피커를 출시하며 음성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오디오북. 

 

오디오북은 익숙한 배우 혹은 또렷한 발음의 성우들이 읽어 주는 책을 귀로 듣는 서비스이다. 단순히 글을 음성으로 접하는 것을 넘어 책 속의 

감정과 분위기를 억양과 호흡에 담아 전한다. 게다가 이야기에 어울리는 배경음악 혹은 효과음까지 더해져 책과는 또 다른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오디오북은 텍스트 서적과 달리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국내외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이 오디오북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0년 출시했던 전자책 앱인 아이북스를 새 단장했다. 

최근 공개된 iOS 11.3 베타 버전에서 아이북스는 이름이 북스로 변경되고 디자인이 달라졌다.

 

내용을 요약해주는 기능과 현재 읽고 있는 부분 표시 등이 더해져 더욱 똑똑해진 것과 함께 전용 오디오북 섹션도 추가했다. 

이를 위해 애플은 아마존 오디오북 사업부의 부사장이었던 카시프 자파르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앱 마켓 구글플레이를 통해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 세계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오디오북과 

베스트셀러를 제공, 한국어를 포함해 총 9개 언어로 45개국에서 서비스된다.

 

 

오디오북 플랫폼을 제공하는 구글플레이, 네이버, 아마존의 오더블.

네이버도 오디오 콘텐츠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KTB네트워크와 함께 300억원 규모의 오디오콘텐츠 펀드를 결성해 

휴머니스트출판그룹의 ‘고전백독:논어’ 프로젝트에 첫 투자를 결정, 올 1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현재 오디오클립을 통해 인문·어학·예술·IT·육아·사운드 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250여개 채널 창작자들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 가운데 구독자수 1만 이상의 고정 팬 층을 확보한 채널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인희 네이버 오디오클립 리더는 “많은 기기의 인터페이스가 보이스(voice) 중심으로 바뀌면서 수많은 보이스 쿼리에 대응할 오디오 콘텐츠들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네이버는 펀드와 오디오클립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 창작 시도가 가능한 환경을 갖춰나갈 것”

이라고 전했다.

 

국내외 ICT기업들 가세 2008년 아마존에 인수돼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을 이끌고 있는 오더블(audible)은 책 듣기 편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가고 있다. 우선 킨들에서 구매한 전자책을 오더블에서 오디오로 들을 때 활용 가능한 위스퍼 싱크(Whisper sync)를 적용했다. 

차에서 오디오북으로 듣던 것을 실시간 동기화해 전자책으로 이어 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는 소셜미디어 기능도 더했다. 오디오북을 듣던 가운데 마음에 드는 구절이 나오면, 최대 2분까지 클립으로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입소문 마케팅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오디오북 시장은 통계가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고 평가된다. 몇몇 사업자들이 오디오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때문에 속속 전해지고 있는 대형 플랫폼들의 시장 진입에 대해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천호영 커뮤니케이션북스 디지털사업부장은 “콘텐츠가 유통되려면 플랫폼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오디언이 유일한 오디오북 콘텐츠 유통 

채널이었을 만큼 콘텐츠 생산과 유통에 소극적인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서정호 미디어창비 디지털사업본부장 역시 “오디오북에 앞서 시장이 형성된 전자책이 시장 초기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은 읽을 것이 없었기 때문”

이라며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독자는 읽을 것이 없고, 출판사는 안 팔려서 못 만드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자책 

점유율이 1% 미만에서 10%대로 성장한 배경에는 콘텐츠 확보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면서 “이에 비춰 오디오북 시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도 

콘텐츠를 풍성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오디오북 콘텐츠는 꾸준히 만들어져왔다. 미디어창비의 ‘더책’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 종이책에 

스마트폰을 접촉하면 오디오북·동영상·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어린이 도서를 중심으로 현재 44개 출판사의 900종 이상의 도서를 

오디오북으로 제공한다.

 

콘텐츠 확보가 관건

 

유명 배우들과 함께 오디오북을 만든 커뮤니케이션북스.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는 커뮤니케이션북스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EBS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다. 

최민식, 문소리 등 100명의 배우가 한국 중·단편소설 100편을 맡아 낭독한 것으로 지난해 8월 작품 모두를 하나의 USB 메모리에 담은 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카카오 메이커스를 통해 9차에 걸쳐 5300여개가 판매됐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게임 속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담은 웹소설 ‘달을 잃은 하늘’을 시작으로 전문 성우가 읽어주는 ‘귀로 받는 버프’ 

서비스를 내놓았다. 엔씨소프트의 사운드팀이 직접 참여해 드라마 같은 입체적인 사운드를 갖춘 오디오북으로 웹툰과 웹소설 등의 

버프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한다.

 

웹툰 전문 에이전시 재담미디어는 웹툰을 각색, 오디오드라마로 즐길 수 있는 오디오툰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CKL 융복합협업 프로젝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색깔에 맞게 오디오북 콘텐츠의 다양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오디오북 시장이 최근 들어 투자 활성화와 콘텐츠 다양화로 활개를 띄기 시작하는 것은 성장의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중호 한국출판콘텐츠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자책이 정체 내지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오디오북은 특히 영국과 미국에서 25% 가량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마존 오더블이 주도적 역할을 하며 글로벌 플랫폼들도 오디오북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