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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 책 읽어주는 '밀리의서재', 서영택 100억 투자받은 비결

2018.11.28 10:35

배우 이병헌씨가 읽어주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배우 구혜선씨가 읽어주는 톤 텔레헨의 ‘고슴도치의 소원’.

월정액 독서 어플리케이션(앱) ‘밀리의서재’가 제공하고 있는 리딩북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차별화 전략으로 전자책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인 데 이어 오디오북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7일 구글 앱스토어에 따르면 밀리의서재가 독서/참고도서부문에서 매출 순위 기준으로 1위, 인기 순위로 4위에 올라있다. 

인기 순위 기준으로 네이버,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를 이은 4번째 순위에 오른 것이다. 

 

밀리의서재는 서영택 전 웅진씽크빅 대표가 세운 회사다. 그는 지난해 3월 베타 서비스로 밀리의서재를 시작했고 지난해 10월부터 

월정액 서비스를 도입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밀리의서재는 기존의 전자책 서비스와는 다르게 월 1만 원 정도를 지불하고 앱을 통해 책을 마음껏 읽는 정액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에 등록돼 있는 책은 2만여 권으로 현재 누적 회원 수도 34만여 명을 넘었다. 회사를 세운지 약 1년 만에 거둔 성과다.   

 

서 대표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는 않아도 책과 관련한 요약본, 서평, 카드뉴스 등은 소비하고 있는 추세에 주목했다. 

책과 관련한 2차 저작물을 생산해 제공하고 이와 함께 책 원작을 이어주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뒀다. 

서 대표는 출판물의 저작권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우가 책을 읽어주면 음성을 듣고 눈으로 따라 읽는 ‘리딩북’이 대표적이다. 리딩북은 7월부터 선보였는데 원작을 발췌한 뒤 

요약하는 방식 등으로 한 권의 책을 30분 정도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리딩북은 유명인사를 영입해서 제공하고 있으며 점점 서비스의 양을 늘리고 있다. 배우 이병헌씨가 읽어주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배우 구혜선씨가 읽어주는 톤 텔레헨의 ‘고슴도치의 소원’ 프란스 드 발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배우 변요한씨가 읽어주는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등이 있다.  

이 밖에도 200여 권이 저자, 전문 성우 등이 읽어주는 리딩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오디오북시장은 해외에서는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미국 오디오북시장은 2016년 기준으로 2조 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전체 미국 출판시장의 10%에 이른다. 2014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전자책시장을 곧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마존은 오디오북 서비스 ‘아마존 오더블’을 운영하고 있다. 

 

작가나 출판사가 원작 콘텐츠를 플랫폼에 등록하면 이용자는 원작 콘텐츠로 음성 샘플을 만들어 플랫폼에 올린다. 

출판사는 샘플을 살펴본 뒤 그 가운데 한 명과 계약해 책 한 권을 오디오북으로 만든다. 

이렇게 제작된 오디오북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8만7천 개가 넘는다. 

밀리의서재가 리딩북으로 오디오북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한편 ‘배달의밀리’ ‘서재’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배달의밀리는 1주일에 두 권씩 책을 선정해 유료회원들에게 배달하는 서비스로 올해 여름부터 제공하고 있다. 

배달되어 온 책들은 개인의 서재에 보관되고 유료회원들은 책을 따로 고르지 않아도 배달되어 온 책을 읽을 수 있다.   

개인이 취향대로 책을 골라 큐레이션할 수 있는 ‘서재’ 서비스도 있다. 밀리의서재는 유명인사를 영입해 그들의 책 취향을 살펴볼 수 

있는 서재도 제공할 뿐 아니라 모든 이용자들도 각자의 서재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서재는 배우 이병헌씨, 변요한씨, 소설가 장강명씨, 백영옥씨, 전 아나운서 김소영씨, 가수 요조씨 등이 참여했다. 

모든 밀리의서재 이용자들도 개인의 서재를 만들고 있으며 마음에 들면 서로의 서재를 구독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밀리의서재는 이런 다양한 서비스와 높은 성장에 힘입어 올 한해 동안 HB인베스트먼트 등 5개 기관으로부터 모두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시리즈B 투자는 스타트업이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 뒤 사업을 확장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단계에서 받는 

후속 투자를 말한다.  

 

서영택 대표는 1966년 생으로 25살에 라디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ARS로 듣는 사업으로 첫 번째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MBA를 마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했다. 

2005년 웅진그룹에 입사한 뒤 2007년에 웅진패스원 대표로 일했다. 2012년부터 웅진씽크빅 대표로 일하면서 

2014년 ‘웅진북클럽’을 출시해 성공적 안착을 이끌었다. 

웅진북클럽은 아동용 책과 관련 디지털콘텐츠 등을 북패드(태블릿PC)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 서비스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 

웅진그룹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그 뒤 서영택 대표는 스스로 사업을 꾸리고 싶은 열정으로 지난해 3월 밀리의서재를 세웠다. 

 

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