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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월정액 전자책

2019.03.20 14:14

밀리의 서재·예스24 이어 오프라인 교보문고도 가세

신간·스테디셀러 무제한 제공에 전자책시장 연평균 30%대 성장

"디지털음원에 음반시장 위축돼 전자책, 출판업 부작용 부를수도"

 

최근 오프라인 서점의 최고 강자인 교보문고의 가세로 전자책 월정액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전자책 출판 시장이 연평균 

30%대의 고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존의 밀리의 서재, 리디북스, 예스24 등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교보문고는 한 달에 9,900원을 지불하면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월정액 서비스 ‘sam무제한’를 선보였다. 교보문고는 그동안 

13만 권의 전자책 중 2~12권을 이용할 수 있는 ‘sam’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번에는 같은 금액을 내고도 3만 1,000여 권의 전자책을 제한 

없이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굿라이프’, ‘어디서 살 것인가’ 등 스테디셀러와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우리와 당신들’ 등 최신간을 선보여 

선발주자와 차별화할 방침이다. 기존 ‘sam’ 회원이 36만 여명에 달하는 만큼 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지 주목된다.

 

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전자책 월정액 업체들은 차별화된 서비스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7년 10월 업계에서 가장 월정액제를 

선보인 밀리는 지난해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이병헌과 변요한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밀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TV 광고 이후 월정액제 서비스인 ‘밀리의 서재’ 가입자 수가 크게 늘면서 70만 명 가량에 이른다”고 말했다. 독자들은 월 9,900원을 

내면 3만 권의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리디북스의 ‘리디셀렉트’는 평점 4.0 이상을 받아 ‘검증된 양서’ 3,000여 권을 

서비스한다. 월 이용료는 6,500원이다. 예스24는 지난해 11월 월 5,500원의 ‘55요금제’와 월 7,700원의 ‘77요금제’를 선택하면 2만권을 읽을 수 

있는 ‘YES24 북클럽’ 서비스를 선보였다. 

 

물론 전자책 월정액제가 장기적으로는 출판시장에 ‘약보다는 독’이라는 우려도 있다. K팝 시장이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음악 시장 자체가 위축됐던 경험 때문이다. 현재 전자책 플랫폼 업체는 독자가 서비스 사용료를 내면 러닝개런티나 일정 사용료를 출판사에 

지급한다. 교보문고는 러닝개런티를, 리디와 밀리 등은 책 한 권에 대한 사용료를 출판사에 지불한다.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판사로서는 플랫폼과 서비스 계약을 맺을 경우 목돈이 들어와 일시적으로 자금 융통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해가 될 수 있다”며 “책은 싼 소비 상품이라는 독자 의식이 뿌리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전자책 유통업체의 힘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중소 출판사는 적정한 수익을 배분받지 못할 수 있고 가벼운 책만 소비되면서 전반적인 도서 콘텐츠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부작용에도 전자책 시장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전자책은 출판 비용이 종이책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독자들이 책을 읽거나 소지하는데 편리하다. 미국의 경우 전자책이 전체 출판시장의 3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10%도 채 안 되는 

실정이다. 그만큼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