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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독자 맞춤형 서비스가 도서·출판 업계의 미래! 서울국제도서전에서

2019.07.17 08:48

[1부]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서울국제도서전 연계협력 프로그램 중 하나로 “2019 북비즈니스 콘퍼런스 (Book Business Conference 2019)”가 

열렸다. 연계협력 프로그램의 경우 출판문화산업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는 동시에 도서와 출판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들을 다뤘다.

 

“2019 북비즈니스 콘퍼런스”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디지털 혁명 이후 도서·출판 업계의 변화 및 미래 예측으로, 영미 시장과 독일 시장을 중심으로 

소개됐다. 초대된 두 연사 모두 단순한 포맷의 변화 외에 ‘도서 유통 구조의 변화’ 그리고 ‘독자 맞춤형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 당일인 6월 19일,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북비즈니스 콘퍼런스”는 ‘출판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출판산업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들이 모여 현장감 있는 사례와 미래 출판전략을 논했다. 국내외 출판, 유통, 도서관 등의 관계자는 물론 일반인 관람객도 참석했으며 

(재)한국출판연구소와 (사)출판유통진흥원이 주최했다. 후원에는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과 한국출판협동조합이 참여했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 전 김종수 (사)출판유통진흥원 회장은 서울국제도서전 북비즈니스 콘퍼런스를 찾아 준 이들은 물론 유럽에서 온 두 연사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후 유럽 인쇄술의 역사와 스마트폰이 도래한 현실을 언급하며 인사말을 이어갔다. 김종수 회장은 끝으로 각 연사와 주제를 

소개하며 말을 마쳤다.

 

서울국제도서전에 초대된 첫 번째 연사는 존 톰슨(John B. Thompson) 케임브리지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디지털 시대의 도서출판: 영미 세계의 

최근 동향과 미래 트렌드”를 주제로 잡았다. 존 톰슨 교수는 본격적인 발제에 앞서 영미 음반 시장의 선례를 꼽았다. 과거 영미 음반 시장의 경우 

기존의 카세트테이프 외에 시디, 다운로드 등 다양한 포맷의 등장 이후 전반적인 매출의 감소 추이를 겪은 바 있다.

 

E-book(전자책)이 시장을 잠식할 거다?

 

처음 E-book이 영미 시장에 나타났을 때 다수의 전문가가 우려를 목소리를 높였다. ‘E-book이 출판 업계를 잠식할지 모른다’, ‘500년 역사를 가진 

종이책의 시대는 사라질 것이다’ 등 수많은 추측이 쏟아졌다. 그러나 좀 톰슨 교수가 제시한 2008년부터 2015년까지의 E-book 총판매액(%) 

그래프에 따르면, 2012년부터 정체되기 시작한 E-book 판매액은 2014년 이후 점차 감소한다. 

 

좀 톰슨 교수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S curve graph’라 설명했다. ‘S curve graph’란 초기의 가파르고 기하급수적인 성장세 이후 점점 줄어들거나 

수평화되는 형태의 그래프를 말한다. 영미 E-book 시장의 총판매액(%) 그래프는 해당 형태와 거의 동일했다.

 

E-book 등장 초기, 일시적인 성장세만을 보고 판단한 전문가들의 예언과 지적이 산산이 부서진 것이다. 언론을 중심으로 퍼진 ‘도서의 종말’과 같은 

이야기 또한 모두 억측으로 확인됐다.

 

E-book 카테고리별 편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한편, E-book 총판매액(%) 그래프의 경우 모든 도서 분야를 하나의 평균 수치로 뭉뚱그린 자료이므로, 더욱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분야별, 장르별로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애초 ‘출장 중인 비즈니스맨이 주 이용객일 것이다’, ‘E-book 형태에선 경제 도서가 가장 잘 팔릴 것이다’ 등의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이 역시 

어긋났다. 실제 E-book의 주된 독자층은 여성이었으며, 그들은 주로 아마존의 ‘킨들’이라는 단말기를 통해 ‘로맨스 픽션’ 분야를 즐겨 보았다.

 

좀 톰슨 교수의 자료에 의하면, 2013년 기준 로맨스 픽션의 60%가 이북 형태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조차도 2015년부터 둔화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디지털화가 활발히 이루어진 분야는 미스터리, 스릴러, SF 등이었다.

 

한편, 인문이나 문학 쪽의 도서의 디지털 전환율은 비교적 낮았다. 논픽션 장르 또한 마찬가지였다. 논픽션의 경우, 최고 15% 내외의 총판매액 

수치를 기록했으며, 요리, 여행, 아동 등의 분야에서는 10% 이하의 수치가 나타나 디지털화가 가장 힘든 분야임을 알 수 있었다.

 

존 톰슨 교수가 제시한 도서 분야별 E-book 이용률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우선 ‘Textual character’, 원문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E-book 형태에서 잘 팔리려면 이른바 ‘선형의 내러티브 텍스트’가 필요하다. ‘선형의 

내러티브 텍스트’란 특정 시공간 내에서 인과 관계로 이어지는 사건의 연속을 담은 한 덩어리의 글이라 할 수 있다. 로맨스·스릴러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쭉 따라 읽을 수 있는 장르가 좋은 예시다. 반면, 요리책이나 여행책은 대개 독자들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건너뛰고 참고서처럼 활용하는 

편이다. 해당 경우 E-book 형태로는 효용성이 떨어지므로, 그때그때 원하는 페이지를 펼쳐볼 수 있는 종이책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다음 요인으로 꼽은 ‘User experience’에서는 아마존의 E-book 리더기 ‘킨들’이 다시 언급됐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 쭉 스크롤 해 

읽는 독서 방식이 사용자 입장에서 큰 편리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면, 스릴러 장르를 읽을 때 E-book 형식은 다른 일상에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몰입하기에 좋다. 그러나 ‘비선형의 책’, 즉 실용서의 경우 독서 중 이전에 나온 정보를 뒤로 넘겨 찾는 경우가 빈번해 E-book보다 종이책이 더 

편리하다는 주장이다.

 

존 톰슨 교수는 ‘Possession value’, 콘텐츠의 소장 가치에 대한 지점도 빼놓지 않았다. 현실에서 정말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는가 하면 아닌 책도 

있다. 교수는 그런 ‘실물’의 도서를 책장에 꽂고 자신의 취향을 보여 주는 행위를 조명했다. 그에 따르면, “종이책은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성이자 각자의 기호나 가치관을 나타낼 수 있는 부분”이며 “미국에서 각광 받는 양장판과 같이 ‘책’이라는 실물 자체가 가진 미적 감성”이 분명 

존재한다. 반면 어떤 책은 ‘실물’로서의 소장 가치가 없다. 빠르게 내용을 소비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회용에 가까운 책들의 경우 

E-book에 더 적합할 수 있다.

 

분야에 따라 독자를 위한 디지털 파일 생성이 쉽고 저렴한 경우도 있다. 반면 삽화가 많이 들어간 도서는 디지털 파일을 생성하는 게 복잡하고 

비싸 E-book에 적합하지 않다. 어떤 때에는 기존의 콘텐츠 파일 변환이 불가해 처음부터 설계하고 다시 시작해야 하기도 한다.

 

디지털 혁명, ‘책’이라는 본래 속성이 바뀌는 게 아니라 ‘또 다른 포맷’이 생겨나는 것뿐

 

존 톰슨 교수는 “이러한 (역사적 분석과 과정이) 내용이 갖는 함의는 여태 우리가 했던 억측은 모두 틀렸다는 지점이다. 이북은 책의 여러 포맷 중 

하나일 뿐이다.”라고 설파했다.

 

이어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서 ‘책’이라는 본래 속성이 바뀌는 게 아니라 도서의 또 다른 포맷이 생겨나는 것뿐”이라며 “E-book의 매출 성장세가 

꺾이고 정체되는 것 또한 E-book이 그저 하나의 포맷임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E-book은 그저 추가적인 매출원에 불과하다. 많은 평론가와 출판 업계에서 경고하고 우려했던 것과 달리 E-book의 파괴력 

또한 크지 않았다. 선례로 삼은 음반 산업과도 상이 한 부분이 있었다. 음반 산업은 디지털화 이후 매출이 급락했지만, 영미 시장 도서·출판 산업의 

경우 매출세가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E-book이 자치하는 비중은 일부일 뿐이고 대부분은 종이책이다.

 

존 톰슨 교수는 “여러 재앙설과 두려움, 우려는 해소됐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해당 기간(E-book 등장 이후) 출판사들은 수익성을 유지했고 

오히려 디지털 기술 도입을 이용해 비용 절감, 마진 개선을 이뤄낸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도서·출판 시장이 음반 시장을 선례로 삼고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해 그 양상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무시하지 않았다.

 

‘비주류적 측면’, ‘기존의 이면’을 주목하자 

 

주류 도서·출판 업종에 대한 논의 이후에는 ‘자가출판’을 언급했다. 존 톰슨 교수는 “디지털 혁명 이후 자가출판의 폭발적 성장이 있었다. 이젠 

저자가 먼저 출판사에 돈을 낼 필요 없이 플랫폼상에 업로드만 하면 된다. ‘자가출판의 세상’이 숨은 대륙처럼 떠오르는 중이다. 그렇기에 정확한 

특성을 알 수는 없다. 지금까지의 증거로 상당히 커져 있는 상태이고, 잘 구축되어 있다”고 밝혔다.

 

존 톰슨 교수가 발표한 2016년 자료에 의하면 아마존 내 E-book 판매 권수 기준 베스트셀러 가운데 27%가 자가출판도서이다. 빅 파이브(영미 시장 

내 가장 큰 다섯 개의 출판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E-book보다 두 배나 더 많은 비율이다.

 

반면 매출 기준으로 보았을 땐 자가출판이 23%, 빅파이브 출판사가 40%를 차지했다. 이는 큰 출판사일수록 책의 가격이 높아 생기는 결과이다. 

존 톰슨 교수는 “여기서 포인트는 우리가 주류만 눈여겨보다 주변의 현상을 놓칠지 모른다는 점이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최근 5년 사이 오디오북의 급성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초창기 오디오북은 시디 위주였다. 이후 디지털 혁명 그리고 스마트폰 등장 이후 

다운로드의 형태로 전환되면서, 오디오북 매출 수입은 2009년 약 10억 달러에서 2017년 약 25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주류 출판 업계에서 E-book이 

감소한 비중만큼 오디오북이 늘어나기도 했다.

 

예측 불가능한 도서·출판 업계, 앞으로의 방향성은?

 

발제를 마치기 전 존 톰슨 교수는 “개인적으로 미래를 예측할 순 없다는 입장”이라며 “워낙 세상은 복잡다기하고 여러 변수가 있으므로, ‘반드시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예측은 불가능하다. E-book만 해도 여러 전문가들이 잘못 점쳐왔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거시적인 트렌드는 

관찰 가능하다.”며 말을 이었다.

 

그중 첫 번째로는 ‘도서 유통계의 혁명’을 이야기했다. 존 톰슨 교수의 말에 따르면, “디지털 혁명의 가장 큰 결과물은 E-book이 아니라 도서의 유통 

구조의 변화”이며 그 예시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아마존을 꼽았다. 아마존의 경우 도서 매출 비중 중 40%, E-book 매출 비중 중 70%를 

넘게 차지한다. 아마존은 기존의 리테일(소매) 영역뿐 아니라 오디오북, 이북, 자가출판은 물론 기타 오르는 신생 부문에서도 상당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아마존의 엄청난 부상과 존재감이야말로 큰 도전과 트렌드“일 것이라는 게 교수의 예측이다.

 

다음으로는 ‘E-book의 판매 정체 및 하락세’를 언급했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향은 “종이책과 E-book이 경쟁하기보다 공존하는 방향”이며, “프린트와 

디지털이라는 서로 다른 포맷을 가장 잘 활용하는 출판사가 성공할 것”이라는 미래를 관망했다.

 

존 톰슨 교수는 자가출판과 오디오북의 성장세에 대한 부분도 다시금 강조했다. 자가출판의 강점으로는 저자 입장에서 기존 출판 업계 진입 장벽의 

우회 가능성을, 오디오북의 강점으로는 독자 입장에서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멀티태스킹의 가능성을 꼽았다. 오디오북의 경우 “독서 문화 발현 초기 

누군가 대신 책을 읽어 주고 다수가 이를 청취하던 시절과 유사하게, 새로운 형태의 구전 문화·음독 문화가 생겨났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함께였다. 

 

이어 직접 서점을 방문하고 서평을 참고했던 예전과는 달리 많은 과정이 사라진 세태 속에서, ‘발견성’의 문제에 대한 지적도 놓치지 않았다. 

그가 예시로 든 아마존은 정규적으로 관심 가질 만한 책에 대한 안내나 추천을 이메일로 보낸다고 한다. 과거 독자들이 직접 서점을 다니며 우연히 

책을 발견하던 때와는 많은 부분 달라진 것이다.

 

이처럼, “독자들과의 직접적인 관계 구축이야말로 디지털 혁명 이후 출판 업계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하고 심오한 경과”라는 게 존 톰슨 교수의 

결론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지난 500년 동안 도서·출판산업은 비투비 사업으로 운영됐다. 출판사가 유통업체에, 유통업체가 독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에서는 출판사가 알 수 있는 독자 정보가 거의 없다. 일종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아마존의 경우 온라인 책 판매 시 

독자들의 데이터를 쌓고, 이를 통해 미래에 좋아할 만한 책을 가려냈다. 독자가 무얼 좋아하고 어떤 책을 선호하는지 아마존은 알고 출판사는 모르는, 

힘의 비대칭이 나타난 상황이다.

 

존 톰슨 교수는 “독자와의 관계 형성 비대칭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출판사가 이면에서 열심히 노력 중”이라며 “영미 출판 업계의 화두는 ‘독자들과의 

직접적인 관계 맺기’이다. 이를 위한 대거 투자는 물론 고객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처럼 그가 

생각하는 디지털 혁명이 도서·출판 업계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이란 “출판사가 고객을 상대하는 방식”이다.

 

이어진 두 번째 발표자 크리스토퍼 블래시(Christoph Bläsi) 구텐베르크 대학교 도서학과 교수는 “2019 독일 도서 시장: 최고의 사업 지표, 독자 수 

감소 그리고 혁신 동향(인공지능 등)”을 주제로 삼았다.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는 독일 도서·출판 업계의 현황을 소개한 후, 독자 설문조사 결과 및 

시장 내 인공지능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설파했다. 

 

두 발표자 사이의 공통된 요지는 디지털 혁명은 ‘종이책의 종말’이 아닌 ‘새로운 유통 구조’ 및 ‘독자 맞춤화 서비스’의 도입을 이끌어 온다는 것이다. 

한편, 존 톰슨 교수가 언급하지 않은 도서·출판 시장 내의 인공지능 도입 예시 및 상세 내용은 2부 기사에서 이어 다룰 예정이다.

 

[2부]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지난 6월 19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2019 북비즈니스 콘퍼런스 (Book Business Conference 2019)”가 열렸다. 

해당 콘퍼런스의 주요 화두는 디지털 혁명 이후 도서·출판 업계의 변화 및 미래 예측으로, 영미 시장과 독일 시장을 중심으로 소개됐다. 초대된 

두 연사 모두 단순한 형식의 변화 외에 ‘도서 유통 구조의 변화’ 그리고 ‘독자 맞춤형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국제도서전 행사 당일 국내외 도서·출판·유통 관계자는 물론 일반인 관람객도 참석 가능했으며 (재)한국출판연구소와 (사)출판유통진흥원이 

주최했다. 후원에는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과 한국출판협동조합이 참여했다.

 

존 톰슨(John B. Thompson) 케임브리지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한 첫 번째 주제 “디지털 시대의 도서출판: 영미 세계의 최근 동향과 미래 

트렌드”에서는 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현황 소개와 동시에 최근 변화하고 있는 도서·출판 시장의 흐름 및 앞으로의 지향점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크리스토퍼 블래시(Christoph Bläsi) 구텐베르크 대학교 도서학과 교수는 “2019 독일 도서 시장: 최고의 사업 지표, 독자 수 

감소 그리고 혁신 동향(인공지능 등)”을 주요 논제로 잡았다. 그는 독일의 도서·출판 시장 현황을 소개하며 인공지능이 어떤 식으로 출판 업계 응용 

가능한가에 대한 말을 이어갔다.

 

매출은 그대로인데 독자 수가 줄었다?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에 따르면, 독일 출판사들은 매년 구만 권의 신간을 출판한다. 페이스북이나 넷플릭스 등의 매체가 급부상한 이후에도 도서·

출판 시장은 여전히 연간매출 90억 유로로 안정적인 유지가 되는 편이다.

 

독일 내 출판사는 대략 삼천여 개에 육박하며 대형 체인은 물론 영세 업자도 많다는 게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의 설명이다. 독일 서점의 90%는 

소매 책방이며 대형 서점조차 가족경영 위주의 개인 회사로, 독일에서는 특이한 케이스라고 전했다. 

 

그가 제시한 2017년 독일 도서 유통 채널 관련 자료에서 역시 소매 서점이 47.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온·오프라인을 모두 합친 

통계이다. 또한, 독일에는 여러 서점, 체인, 기술, 통신 회사가 함께 만든 ‘E-book(이북) 연합체’가 있어 아마존과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한편,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는 “디지털 혁명이 리테일(소매) 구조를 변형시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라는 지점을 지적했다. 

첫 번째 발표자 존 톰슨 교수와 유사하면서도 보다 독일 시장에 특성화된 관측이다.

 

그는 “2018,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던 독일 도서·출판 시장에 문제가 발생했다.”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독자 1인당 구매 권수가 늘어난 

동시에 도서 단가가 높아졌지만, 독자 수 자체는 줄어든 것이다. 그 결과 전체 매출 추이의 변동은 적어 출판 업계에선 해당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일주일에 최소 한 권 이상의 책을 구매한 독자 수 또한 줄어들었다. 그는 이어 “성비 조사에 있어서는 

주로 여성 독자가 많았으며, 게임·음반·영화 등 다른 미디어 업종이 최근 두 자릿수 이상 높은 성장을 이룬 데에 반해 도서·출판 업종은 큰 성장이 없었다.”고 했다.

 

문제를 알아차린 독일의 도서·출판·유통 협회에서 독자 설문조사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때 설문에 참여한 이들은 ‘넷플릭스나 책 등의 콘텐츠가 너무 

많아 고르기가 힘들다’, ‘관심을 사로잡을 게 필요하다’, ‘경험과 보람, 가치 등을 체험하고 싶다’, ‘안정을 취하고 싶다’ 등의 답변을 했다. 

 

이후 어떤 조치를 바라냐는 질문에는 ‘읽을 만한 책을 대신 찾아 달라’, ‘맛보기 예고편이 필요하다’, ‘샘플 몇 장을 제공해 달라’, ‘도서전 같은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한다’, ‘읽을 시간이 정해졌으면 좋겠다’, ‘쉴 시간이 필요하다’ 등의 다양한 응답 있었다.

 

이 같은 의견을 수용하고 개선하기 위해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는 도서·출판 업계 내 인공지능 기술의 적극 도입을 주장했다.

 

도서 산업 혁신을 위해 필요한 요인과 인공지능의 적용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는 힘든 변화를 겪고 있는 도서·출판 산업의 혁신을 위해 총 7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Digital Work flows 디지털 워크플로우,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콘텐츠 자동화, Blockchain 블록체인, 

Growth of Audio 오디오 구매 성장, New Revenue Models 구독 등 새로운 매출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 

Collaborative Writing 협업적 저술 활동, Customization 맞춤화가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서울국제도서전 콘퍼런스 당일 그는 ‘인공지능 콘텐츠 자동화’ 위주로 발표를 이어갔다. 과연 ‘도서·출판 업계에서는 해당 기술을 어떻게 

적용 가능한가’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응용 예시를 소개했다.

 

자세한 발표에 앞서 교수는 인공지능에 대한 정의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ICT(정보통신기술) 시각에서 ‘인공지능’은 해당 시점에 있는 기성 

시스템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기술을 부른다. 그렇기에 15년 전에 ‘인공지능’이었던 기술이 지금은 ‘인공지능’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 쉬운 정의로는 위키피디아를 참고했다. 그는 ‘맹신할 수 없지만, 이해에 용이한 자료’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해당 자료에 의하면 인공지능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전통적인 ‘규칙 기반’의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수많은 규칙 또는 특징을 기반(rule/feature based)으로 접근해 특정한 

패턴을 매칭하는 개념이다. 두 번째는 비교적 최근의 기술로 ‘알파고’와 같은 ‘신경망(neuronal) 기계 학습’을 기반으로 한다. 이때, 기계는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한다. 현재 대부분은 두 가지 유형이 모두 결합한 형태를 띠고 있다.

 

두 가지 유형을 모두 결합한 인공지능의 한 예시로 꼽힌 구글의 ‘오토드로우(AutoDraw)’는 사용자가 대충 그린 그림을 자동으로 완성해주는 서비스다.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오토드로우’에서 낙서와 같이 대략적인 모습을 스케치하면, 구글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그와 유사한 완성된 그림을 

제시해준다. 이용자가 그린 그림을 기존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찾는 동시에, 개와 고양이의 피처 차이를 구분할 때는 신경망을 이용한다.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는 도서·출판 업계와 좀 더 연관성이 있는 인공지능 기술로 독일의 신생 회사가 개발한 ‘Qualifiction’이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저자가 쓴 원고의 디지털 파일을 입력하면 이른바 ‘베스트셀러가 점수’를 집계해 보여 준다. 지난 10년 사이 

독일에서 베스트셀러였던 디지털 파일의 문장, 기법, 소재 등을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원고와 비교해준다. 일각에서 해당 인공지능이 

‘얼마나 정확한가’를 테스트하기 위해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을 입력해 봤더니 87점으로 나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서 출판과 인공지능, 함께 하기 위해 주의할 점은?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을 도서·출판 시장에 도입하기에 앞서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는 세 가지 요점 및 주의 사항을 안내했다. 

그는 우선 ‘Just do it’의 정신을 언급했다. 교수의 말에 따르면 “물론 사전 예산 검토가 필수적이겠지만, 투자 가치가 있다면 빠르게 사용해보아야 

한다.

 

이때, “여기에 따를 수 있는 문제점이나 리스크 등을 철저히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독일 시장에선 여러 컨설팅 업체들이 출판사를 찾아다니면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기반의 툴 등을 무료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그런 툴을 썼을 때 정보가 모두 외부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갑자기 제공사에서 인터페이스를 바꾸면 사내에서 해오던 일에 차질이 생기게 되기도 한다.

 

교수는 이어 “탈중개화”를 강조했다. 근래 들어 ‘자가출판’과 같이 중개업자가 필요 없어진 사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독자가 스스로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 나서기도 쉬워졌다. 이런 세태 속에서 “인공지능이 전면적 수용될 경우 출판사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끝으로 “출판사 입장에서 인공지능을 선택할 때 사회적 책임이 마땅히 따른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Tay’라는 챗봇을 예시로 들었다. 해당 챗봇은 여러 대화를 주고받다가 단 하루 만에 히틀러처럼 변해 24시간 만에 없앤 선례가 있다. 

이처럼 알고리즘으로 생성한 콘텐츠의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가짜 자료가 생성되는 상황도 주의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과거 데이터를 답습해서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기술이다. 그렇기에 옵션이나 결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독자들의 ‘니즈’를 하나의 ‘형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어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는 “여러 가지 도전 과제들이 있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도서 부문이 나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넷플릭스 등 다른 매체로 인해 독서 습관 자체가 많이 바뀐 상황이며 이는 분명 업계에 타격을 준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응해 독일의 도서·출판·유통 협회에서 설문조사와 같은 모종의 조치 취하는 중이며 2019년 들어 시장이 회복되는 등 괜찮은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 교수는 “독일의 많은 출판 업계에서 인공지능의 요소들을 테스트하는 단계이다. 본격적으로 사용 되고있는 것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준비해서 곧 

현실화할 예정이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사용에 따른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나 리스크에 대해 미리 숙지하고 예비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이 점점 사용되면서 그에 따른 도서·

출판 업계의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고 했다. 실용성이나 유용성뿐 아니라 위험성도 책임감 있게 관리하자는 주장이다.

 

크리스토퍼 블래시 교수는 끝으로 “그렇다고 인공지능으로 모든 독자의 필요성이나 욕구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를테면 독자 설문 답변에서 나온 

‘쉬고 싶다’, ‘긴장 풀고 싶다’, ‘경험하고 싶다’ 등의 내용은 전자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옛 식의 종이책만이 해결 가능한 지점이다.”라는 뜻을 밝혔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과 함께할 도서·출판의 미래에도 종이책과의 공존이 예상되는 것이다. 

 

서울국제도서전 “2019 북비즈니스 콘퍼런스”는 총 세 시간여에 걸쳐 이어졌다. 국내 도서·출판 업계에서 벗어나 세계의 동향을 살펴보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우리 시장의 미래 또한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자리였다.

 

초대된 두 연사의 국가적, 분석적 차이는 분명 존재했으나, 크게 종이책과의 공존, 새로운 기술의 도입, 독자와의 직접적 접촉 및 탈중개화 등 맞닿은 

지점이 컸다. E-book 또는 새로운 도서 형태의 도입은 기존 시장에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닌 전체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국면을 초래할 기회이기도 

하다는 게 두 연사의 의견이었다. 자리한 국내 관계자들 또한 고개를 끄덕이거나 신선한 사실을 발견한 듯한 반응을 보여 국내 도서·출판 업계에 

또한 유의미한 자극이 있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출처 : 뉴스페이퍼(http://www.news-paper.co.kr) 승인 2019.07.10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