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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입점하니 책 판매 쑥쑥 느네

2022.04.21 14:26

온라인 직거래 출판사 급증

`책방 라이브`로 1억 매출

적립금 많아 전집 판매 잘돼

오프라인 대형서점 위협

 

"빨간색 장바구니를 누르면 바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걸 사려고 오늘 비상금 털어요."

 

지난 3월 16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0호 출간을 기념해 네이버 쇼핑에서는 '책방 라이브'가 진행됐다. 문지애 아나운서와 

유튜버 겨울서점이 진행한 생방송에서 민음사는 정가가 약 340만원인 세계문학전집 세트(320권) 가격을 200만원으로 책정

하고 여기에 10%를 할인해 판매했다. 이 방송의 누적 시청자는 9만명을 넘었고, 전집 세트가 50질 이상 판매됐다. 당일 매출 

1억원을 넘긴 셈이다.

 

국내 1위 '쇼핑 공룡' 네이버가 서점가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온라인 서점 점유율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서점과 

출판사들도 '오픈 마켓'인 네이버에 앞다퉈 입점하면서 출판 시장에서 네이버 비중이 커지고 있다.

 

현재 네이버 쇼핑에는 교보문고, 예스24 등 5대 대형서점과 출판사 48곳 등이 입점해 있다. 코로나19 시기 매출이 뚝 떨어진 

많은 독립서점이 네이버를 통한 온라인 판매에 대거 나선 데 이어 매장 없는 소형 온라인 서점의 창업도 활발하다.

 

네이버의 가장 큰 무기는 페이 서비스를 통한 결제의 편리함이다. 여기에 도서정가제를 우회한 7% 안팎의 적립이 가능해 20% 

이상 할인받아 구매할 수도 있다. 네이버 쇼핑 관계자는 "독립서점과 출판사가 많이 입점하고 있고, 쇼핑라이브 등 다양한 시도

를 하고 있다"며 "도서 부문 매출이 올라가고 있는 것은 눈에 보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점업계에서는 네이버가 3대 온라인 서점 매출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시윤 민음사 홍보팀장은 "세계문학전집의 네이버 쇼핑라이브 효과가 좋았다"며 "출판사로서는 판매에 큰 기대를 한다기보다 

유통 창구를 하나 더 만들었다는 의미가 크고 소비 문화의 변화를 따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이 크게 는 건 아니

지만 수익은 중간 유통사를 거치지 않아 조금 나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쇼핑의 매출 비중이 높은 출판사 중에는 천재교육, 주니어김영사, 예림당, 비룡소, 북21 등 아동책 출판사가 많다. 아동

책은 전집의 구매 수요가 많아 굳이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하지 않는 직거래가 출판사와 독자 모두에게 이득이기 때문이다. 

과거 홈쇼핑을 통해 전집을 판매했던 세계문학전집의 명가들도 네이버 서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가 도서 시장을 키우

기 위해 책방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황석영 김연수 정세랑 박상영 등 스타 작가가 북토크를 진행하며 홈쇼핑처럼 실시간으로 책

을 파는 진풍경도 펼쳐지고 있다.

 

네이버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 전략을 쓰고 있어 초기엔 광고와 마케팅이 힘을 실어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라이브 방송과 검색 등 독자가 책을 구입하는 경로에 따라 수수료율이 다르게 

매겨져 서점보다 불리한 조건에 판매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반면 네이버 서점이 출판 물류의 까다로움을 이기진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입점을 추진해 많이들 들어갔는데 장점은 기존 서점에서 알 수 없었던 독자들의 판매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반면 네이버에서 책이 팔리면 직접 책을 포장·배송해야 해 온 영업부 직원이 총동원되다 

보니 업무가 마비된다. 독자들의 CS(고객 대응)도 직접 해야 해서 힘든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2022.04.20 17:44:42 [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