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년간 도서관 책 2권 대출…쌓이는 종이책 연 110만권 폐기
대학생들이 대학 도서관에서 빌리는 책 권수가 1년간 2권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새 약 4분의 1 정도로 줄어든 수치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9일 2021년 대학 도서관 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391개 대학·대학원을 대상으로 도서관 소장 도서와 이용자, 자료 구입비 등을
분석했다.
지난해 대학생 1인당 도서관 대출 책 수는 평균 2.3권으로 조사됐다. 작년(4권)보다도 40% 가량
줄었고, 10년 전인 2011년(8.3권)과 비교하면 27% 정도에 불과하다.
도서 대출 감소 이유로 KERI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학생들의 정보 이용
형태 변화를 꼽고 있다. KERIS는 “코로나19로 인한 등교중지, 비대면 수업 등 방역 조치로 대학
도서관의 장서 대출도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며 “또 대학생들이 기존 인쇄책을 대출하는 방식
에서 전자자료를 활용하는 게 보편화되면서 더욱 장서 대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자자료 이용은 계속 늘고 있다. 학생 1인당 상용DB(데이터베이스) 이용 건수는 2011년
130.8건에서 2021년 277.1건으로 10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자책(e-Book) 보유도 늘었다.
국내 대학 평균 전자책 합계는 29017년 3만9556종이었지만, 작년에는 8만2213종으로 크게 늘었다.
대학생 1인당 소장 도서수도 e-Book 증가와 더불어 2017년 65권에서 작년에는 75권으로 약 15%
늘었다.
종이책 대여 및 활용도가 줄면서 쌓여가는 장서를 폐기하는 게 도서관의 숙제가 됐다. KERIS 조사
결과 2020년 한 해 동안 대학 도서관에서 폐기한 종이책은 110만1500권이다. 2019년에도 142만권
이상이 폐기됐다. 서울의 한 대학 도서관 관계자는 “많이 버려도 더 많은 종이책이 쌓이고 있다”며
“도서관 규모는 변하지 않으니 옛날 책, 똑같은 책들은 선별해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헌책방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여는 대학도 있다.
KERIS는 관계자는 “대학 도서관 소장 도서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대학 도서관 연면적은 지난
10년간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며 “수용 공간도 부족하고, 전자자료 이용 급증 등 이용 형태가 변화해
장서 폐기가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이에 KERIS는 대학도서관연합회와 공동 연구해 대학 공간별
적정 소장 권수를 제시했다. 연구 결과 적정 소장 장서 권수는 1㎡당 11권으로 조사됐다.
자료구입비 70% 전자자료에 투자
대학의 도서관 투자는 2020년에 비해 소폭 줄었다. 재학생 1인당 자료구입비는 작년 10만2000원으로,
2020년(10만5250원)에 비해 조금 낮아졌다. 하지만 자료구입비 중 전자자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고 있다. 전자자료 구입비는 2011년 2억9000만원에서 작년 4억2900만원으로 늘었고, 전체 구입비
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9%에서 작년에는 70.3%까지 증가했다.
장상현 KERIS 대학학술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급속히 변화한 대학 도서관 이용 환경을 고려해
학생과 연구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전자자료를 확충하고,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통한 각
대학 도서관 서비스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2022.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