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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진짜 경쟁자는 오디오북? “미국에선 전자책도 넘었다”

2021.10.29 16:39

‘트럭 기사 문화’였던 오디오북, 美 출판업계 대세로

이승윤 래디쉬 대표 “사람들, 듣는 걸 더 좋아하기 시작”

 

‘듣는’ 오디오북이 ‘읽는’ 전자책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13억 달러였다(미국오디오북출판협회). 

미국출판사협회가 밝힌 지난해 전자책 시장 규모(11억 달러)보다 많다.  

 

약 10년 전만 해도 오디오북의 위상은 전자책만 못했다. 오디오북은 장거리 운전하는 트럭 기사처럼 특정 직업군에서만 인기를 끌

었다. 오디오북 유통업체 관계자는 “운전기사들이 잠깐 쉬었다 가는 주유소·휴게소를 중심으로 오디오북 마케팅이 이뤄졌다”고 설

명했다. 

 

반면 전자책은 출판계를 위기에서 구할 ‘구원투수’로 여겨졌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2007년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처음 선보였다.

 

그러나 오디오북 장르가 다양해지고, 활자보다 음성·영상 콘텐트를 선호하는 세대가 등장하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 20일 

원격회의 앱 ‘줌(Zoom)’으로 열린 ‘실리콘밸리의 도전자들’ 행사에서 이승윤 래디쉬 대표는 달라진 시장 상황을 전했다. 래디쉬는 

북미 지역에서 웹소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5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5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지금껏 아마존 킨들이 장악하고 있는 유료 장르소설 시장에서 주간 연재하는 웹소설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최근에 (아마존의 오디오북 브랜드인) 오더블(Audible)이 킨들(Kindle) 마켓셰어를 넘어섰다. 사람들이 읽는 것보다 듣는 

걸 좋아하기 시작한 거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앞으로도 오디오북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 리서치’는 

전 세계 오디오북 시장이 지난해 33억 달러에서 7년 뒤인 2027년엔 140억9900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평균 

24.4% 성장하는 셈이다.  

 

반면 한국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시장 규모를 추정할 만한 통계도 아직 없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한국어 오디오북을 

1만5000권으로 보고 있다. 매해 1000권 정도가 나온다고 봤을 때 추산한 수치다. 아마존 오더블이 보유하고 있는 

오디오북은 40만권 남짓이다.  

 

출판업계 관계자들이 꼽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찌감치 인터넷 환경을 마련한 덕분에 오디오북이 소개되기 전 

웹툰·웹소설 같은 온라인 출판물이 먼저 나왔다는 것이 하나다. 시장이 넷플릭스 같은 OTT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오디오 콘텐트의 위치가 애매하단 것이다. 또 이전부터 저조했던 한국인의 독서량도 한몫했다고 출판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한 관계자는 “현재 오디오북 매출의 대부분은 도서관에서 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출판업계도 오디오북 시도를 하고 있다. 팟캐스트·클럽하우스 같은 오디오 콘텐트가 젊은 층에 어필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던 ‘밀리의 서재’는 최근 “매달 오디오북 1000권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우 

인건비, 음향 효과를 고려하면 오디오북 한 권의 제작비용은 500만~700만원 수준이다. 성우를 인공지능(AI) 음성으로 대체

하더라도 적잖은 비용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애니메이션 제작하듯 여러 성우를 캐스팅해 대사하는 콘텐트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 입력 2021.10.21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