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책'에서 '듣는 책'의 시대로... 달아오르는 오디오북 시장
윌라·밀리의 서재 등 ‘오디오북 플랫폼’ 인기... IP확보·플랫폼 연계로 경쟁
드라마, 게임, 웹툰에 이어 ‘오디오북’의 시대가 도래했다. 윌라, 밀리의 서재 등 오디오북 플랫폼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향후 빅테크
업체들의 격전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폰과 AI스피커 등 다양한 플랫폼을 등에 업고 ‘듣는 책’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의 규모가 2019년 3조1000억원에서 2027년까지 연평균 24.4%의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인 오디오북 플랫폼으로는 ‘윌라’와 ‘밀리의 서재’를 꼽을 수 있다. 오디오북 ‘윌라’는 현재까지 총 46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 2월에는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윌라의 운영사인 인플루엔셜은 대상그룹 계열의 벤처캐피탈 UTC
인베스트먼트로부터 250억원 규모로 단독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윌라는 현재 국내 단행본 도서의 완독형 오리지널 오디오북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2월 기준 약 200만건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누적 회원수만 150만명을 돌파했다.
콘텐츠 확보가 성패를 결정짓는 만큼, 다양한 IP(지적재산권) 확보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윌라는 아시아 최초로 최고 SF상인 휴고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SF 베스트셀러 <삼체>와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이자 금융천재라 불리는 저자 오건영의 <부의 시나리오>를 비롯해,
국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인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미스터리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간 시리즈 <백조와 박쥐>,
<방황하는 칼날> 등 다양한 분야의 베스트셀러 도서들을 오디오북으로 제작,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밀리의 서재’가 KT그룹의 품에 안김으로써 양사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9월 10일 KT그룹은 구독형
전자책 기업인 ‘밀리의 서재’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KT자회사 지니뮤직이 총 464억원을 투자해 ‘밀리의 서재’ 지분 38.6%를 인수하고
1대 주주의 지위를 확보했다.
2017년 10월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로 출범한 밀리의 서재는 올해 5월 기준 누적 구독자수 350만명을 달성했고 전자책 10만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3000여권의 오디오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자책을 활용해 매월 1000여권 이상의 오디오북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밀리의 서재의 매출액은 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KT측은 내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밀리의 서재가 투자
은행(IB) 업계로부터 기업가치 1500억원 이상(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이 오디오북 시장에 뛰어든 것은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AI스피커인 기가지니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 손쉽게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지니’와 결합한 번들형 요금제를 통해 가입자 이탈
방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점차 커지는 구독 경제 시장에서 ‘오디오 플랫폼’의 영역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입력2021.09.24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