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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힙'한 문화로 자리 잡다"…'텍스트 힙' 문화 확산

2024.09.25 19:51

텍스트힙, 글자(Text)+멋있다(Hip) 합성어…"독서 통해 멋·감각 표현"

독서실태조사에서 20대 74.5%에 달해…"성인 연령층 중 가장 많아"

장원영, 유튜브서 최근 읽은 책 소개…해당 도서 판매, 전월比 2배↑

2024 서울국제도서전, 전년比 15% 이상 증가…관람객 15만명 몰려

응답자 10명 중 8명 '디지털 디톡스' 의향 있어…"건강한 생활 추구"

예스24·이마트24, '달러구트 꿈 백화점' 내 '심신 안정용 쿠키' 구현

 

최근 Z세대 사이에서 독서가 새로운 '힙'한 문화로 자리 잡으며, '텍스트힙(Text Hip)'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텍스트힙'은 '글자'를 뜻하는 'Text'와 '멋있다'라는 뜻의 'Hip'을 결합한 말로, '독서를 하는 것이 멋지다'는 의미에서 등장한 신조어다. 

 

디지털 시대에 자란 Z세대(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사이에서는 종이책을 읽는 행위를 새롭게 느끼며, 독서를 하나의 트렌드로 즐기고 있다.

 

22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1년에 책을 한 권 이상 읽은 성인 종합 독서율은 지난해 43.0%로 집계된 반면, 20대 청년층의 독서율은 74.5%로 성인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성인 전체를 대상으로 집계하는 성인 종합 독서율은 지난 2019년 55.7%, 2021년 47.5%, 지난해 43.0%로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20대의 독서율은 같은 기간 77.8%, 78.1%, 74.5% 등 70%가 넘는 수치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이들 젊은 세대가 독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초 영국 가디언지에서도 '독서는 섹시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영국의 Z세대가 다시 종이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텍스트힙' 문화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1020세대가 새로운 문화와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과 맞닿아 있으며, 이들에게 독서는 디지털 시대에서 색다르고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온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화의 확산에는 유명인들의 영향도 크다. 유튜브나 SNS에서 인기를 끄는 인물들이 추천하는 책들은 빠르게 주목받으며 판매량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5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유튜브에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최근 읽은 책으로 소개한 이후 해당 도서 판매량이 교보문고에서 전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뉴진스 민지가 '버블검' 뮤직비디오에서 읽었던 '순수의 시대', BTS의 RM이 읽은 '다시, 그림이다' 역시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6월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도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한 15만명이 방문했고, 이 중 대부분은 2030세대였다. 또한, 메타의 텍스트 기반 SNS인 '스레드'는 지난해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그 이용자의 60% 이상이 1020세대라는 점도 텍스트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디지털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한 디톡스 수단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전국의 만 13~69세 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2024 디지털 치매 및 디지털 디톡스(거리두기)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디톡스(거리두기) 실천 의향을 밝힌 응답자는 79.5%로 나타났다.

 

또한,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도움이 되고(76.5%, 동의율),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73.5%)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디지털 디톡스 카페' 즉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카페가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욕망의 북카페'는 베스트셀러 '역행자'의 저자인 자청이 지난 2021년 6월 문을 열며 주목받았다. 

 

이 카페에서는 휴대전화, 태블릿, 노트북 등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돼 있으며, 휴대전화는 '몰입의 방'에 보관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렇듯 독서가 Z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유통업계에서도 책과 협업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예스24와 이마트24는 지난 7월 'CJ 햇반 컵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CJ제일제당의 '햇반 컵반' 패키지를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중 대표 작품들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여름', '안나 카레니나', '제인 에어' 등 3종의 고전 작품 표지가 각각 미역국밥, 스팸마요덮밥, 치킨마요덮밥에 적용됐다.

 

또한, 예스24와 이마트24는 베스트셀러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나오는 '심신 안정용 쿠키'를 현실화하기도 했다.

문학계에 따르면 '달러구트 꿈 백화점' 1~2권은 국내외에서 150만권 이상 팔렸으며, 해외에서 영상화가 진행 중인 베스트셀러다. 

 

최영수 이마트24 영업마케팅팀 파트너는 "최근 MZ세대들 사이에서 힙한 문화가 된 독서를 편의점으로 끌어와 협업을 진행함으로써 양사가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등록 2024.09.22 0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