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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가 선점한 글로벌 웹툰 시장 美빅테크도 '눈독'

2023.04.23 20:51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찌감치 선점한 글로벌 웹툰 플랫폼 시장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1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전자책 플랫폼인 애플북스가 지난 14일부터 일본 이용자를 대상으로 '세로 읽는 

만화'(다테요미만가) 페이지를 신설했다. 세로 읽는 만화는 위에서 아래로 세로 스크롤 하는 형식의 웹툰을 의미한다.

 

애플북스는 15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며, 아이폰, 아이패드, 맥을 통해 40개 이상의 언어로 제공되고

있다. 애플 측은 뉴스룸을 통해 "국내에서의 세로 읽기 만화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라며 "새롭게 추가되는 '세로 읽는 

만화'를 통해 더욱 충실한 엔터테인먼트 체험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세로 읽는 만화' 페이지에는 국내 웹툰 제작사 케나즈가 20여개의 오리지널 웹툰 콘텐츠를 독점 제공할 예정이다. 

독점 배포 시리즈는 5화를 무료로 제공하며 국내 독점 배포 이외의 시리즈는 처음 3화만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일본에서 '아마존 플립툰'이라는 이름으로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마존 킨들 스토어에 접속하면 100여개의 작품을 일본어로 볼 수 있는 형태다. 키다리스튜디오·레진코믹스 등 

대부분 국내 업체의 웹툰 작품이 제공된다.

 

특히 아마존은 일부 회차만 무료로 제공하고 이후 회차는 유료로 구입하거나 일정시간 경과 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는 

‘기다리면 무료’ 수익모델을 도입했다. 이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웹툰 업체들이 먼저 도입한 수익모델을 벤치마킹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애플과 아마존이 우선 일본을 전략적 요충지로 공략한 뒤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웹툰 플랫폼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본은 글로벌 1위 만화 시장으로 디지털화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보가 

유리하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전 세계 도서 카테고리 매출에서 일본 시장은 4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RPD(다운로드 당 매출)도 일본이 18.58달러로 가장 높았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웹툰 플랫폼에 관심을 내비치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웹툰이 미국에서 

21억 달러(2조7000억원 이상)이상의 가치가 있는 산업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지난해 미국 내 웹툰 인기를 

조명하며 “웹툰은 Z세대와 여성들을 끌어모으는 새로운 콘텐츠 트렌드”라고 보도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웹툰 불모지로 여겨졌던 시장이지만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세로 스크롤 

읽기 방식의 웹툰을 각사 플랫폼을 통해 미국에도 선보이면서 웹툰 인지도가 점차 높아졌다. 최근에는 미국 Z세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가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특히 다수 웹툰이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해 연이어 히트작을 발굴하면서 원천 지식재산권(IP)으로서 

주목도가 높아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참전으로 그간 세계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플랫폼의 지위가 위협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글로벌 웹툰 플랫폼 시장은 국내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가 과점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미국 웹툰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웹툰(라인웹툰)의 활성화 이용자 수

(점유율)는 975만명(70.5%)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리디의 만타코믹스(9.7%),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타파스(8.0%), 

태피툰(3.90%) , NHN 포켓 코믹스(3.12%)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에서는 카카오픽코마의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가 활약 중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픽코마는 일본 시장에서 누적 

소비자 지출 약 22억5000만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년간 일본 시장 전체 카테고리 매출 랭킹에서 3위를 

차지했다.

 

다만 국내 웹툰 업계에서는 빅테크들의 웹툰 플랫폼 진출이 오히려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윤예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웹 기반의 아마존에 이어 애플이 아이폰 기본 설치 앱을 통해서 앱 시장에 진출한 만큼 웹툰 컨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글로벌 대기업의 웹툰 시장 진출은 북미 시장 개화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는 만큼 

네이버, 카카오에도 악재만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최은수 기자(eschoi@newsis.com) 입력2023.04.21. 오후 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