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척도, 낮은 진입장벽…중요도 높아지는 ‘전자책’
‘달러구트 꿈 백화점’· ‘휴남동 서점’ 전자책 파급력 커져
‘불편한 편의점’은 전자책 플랫폼 통해 입소문
전자책 인기를 발판 삼아 출간된 종이책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가 하면 인기 작가들도 이를 적극 활용하며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영세 출판사 또는 신인 작가들의 등용문이 돼주던 전자책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1, 2권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했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시작은
전자책이었다. 전자책 플랫폼 리디에서 먼저 공개된 이후 독자들의 호평을 바탕으로 종이책 출간이 이뤄졌으며,
이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후미진 골목길에 위치한 작은 동네 서점에서 이뤄지는 이야기를 담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또한 밀리의 서재 전자책 콘텐츠로 선보인 이후 종이책으로 출간된 작품이다. 현재 오디오
드라마로도 제작되는 등 독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이미예 작가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황보름 작가 모두 직장인으로 일하다
글쓰기에 도전, 뒤늦게 작가가 됐다. 전자책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펼친 두 작가는 입소문만으로도 인기작 탄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신인 작가는 아니지만, 전자책 플랫폼을 통해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이도 있다.
최근 1, 2권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가 그 예다. 편의점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불편한 편의점’의 1권은 80만 부를 넘겼으며,
지난 8월 출간한 2권이 20만 부를 넘기면서, 지난 14일 통합 판매 100만 부를 돌파했다.
출간 초기에만 해도 무명에 가까운 김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이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을 통해 독자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
입소문을 바탕으로 출간 2개월여 만에 베스트셀러에 진입했었다.
브런치를 비롯해 각종 전자책 플랫폼들이 늘어나면서 이미예, 황보름 작가처럼 정식 등단을 하지 않고도
누구나 책을 쓰고, 또 선보일 수 있는 창구가 생겨났다. 이를 통해 많은 도전들이 이뤄지고, 젊은 독자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큰 사랑을 받는 사례들이 등장 중인 것. 여기에 김호연 작가처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흥행 탄력을 받으면서 입소문의 위력을 실감케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기 작가들도 전자책 출간을 하나의 유통 루트로 삼고 있다. 지난 5월 출간된 김영하 작가의
‘작별인사’는 지난 2020년 밀리의 서재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됐으며,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이
같은 플랫폼에서 독자들을 먼저 만났었다.
밀리의 서재, 리디 등 전자책 플랫폼이 커지면서 이를 통해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
선 전자책 후 종이책 출간’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20~40대 이용자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젊은 층의 반응을 가늠할 수 있는 유력한 창구가 되고 있는 것. 이에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이후 종이책 출간 방향을 잡는 등 리스크를 줄이는 한 방편으로 활용을 하기도 한다.
한때는 전자책의 낮은 진입장벽 때문에 퀄리티를 향한 편견의 시선이 있기도 했으나 지금은 여러 사례를
통해 인식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독서량은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그럼에도 전자책 플랫폼은 성장
세를 보이는 상황을 고려하면 독자들이 원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필요해진 시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독자들도 책을 다양하게 접하고 즐기는 시대라는 걸 말해주는 것 같다. 전통적인
루트를 밟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독자들과 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 중이라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11.17 0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