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필기 앱 서비스 기업
월 사용자 2400만명 기반
디지털 교재로 서비스 확장
국내 전자책 플랫폼도 개시
성장성 높아 전략 거점으로
6개 기업·교재 600권 연동
3분기 인앱 교재 판매 목표
해외 에듀테크 유니콘 '굿노트'가 한국 교재 출판 시장에 진출했다. 굿노트는 전 세계에 월간활성사용자(MAU)를 2400만명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1위 필기 앱 서비스다. 홍콩계 스티브 챈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굿노트는 공격적으로 디지털 교재 시
장에 진입하고 있다. 기존 필기앱 서비스 이미지를 탈피해 '디지털 교재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해 단숨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
으로 분석된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굿노트는 최근 한국 기업들이 굿노트에서 교재를 판매하도록 하고 굿노트 기능을 통해 사용자
가 교재를 이용할 수 있는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전자책 교재들을 굿노트 생태계 안으로 가져와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도
록 연동을 완료한 것이 특징이다. EBS·YBM·다락원 등 국내 6개 업체가 입점했고 현재 연동된 전자책 교재는 600여 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전자책 시장 규모는 2015년 1258억원에서 2020년 4619억원으로 5년 새 3배 넘게 성
장했다. 올해 규모가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굿노트는 올 3분기 국내 디지털 교재를 굿노트 앱 내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플랫폼을 구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교재 서비스가 굿노트6 앱 안에 인앱 마켓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르면 6월부터는 굿노트 인앱 마켓에서 바로 교재를 구
매할 수 있도록 전환될 예정이다. 굿노트는 자체 개발한 디지털폴리시 기술을 통해 복제를 방지하고 교재를 보호하는 기술을 적
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다수의 스타트업이 디지털 교재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굿노트와 체급 차이가 있어 외산 기업이
생태계를 지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형태로 굿노트와 경쟁 혹은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교재 플랫폼 '쏠북'을 운영하는 국내 스타트업 북아이피스는 굿노트와 협력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교과서와 학습참고서, 학습지와 수험서 등 교재 출판이 전체 출판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콘텐츠산업조사에 따르면 교과서·학습서적 출판업의 매출액은 2조6692억원(2022년)에 이른
다. '2022 여가백서'에 따르면 3조8728억원 규모인 국내 출판시장에서 교과서, 학습참고서, 학습지, 수험서 시장 비중이
6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업계에서는 굿노트가 한국 출판 시장에서 가장 디지털 전환이 느렸던 지점을 파고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인 출판물
은 전자책 서비스와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유통이 가능하지만 국내 교재 분야는 디지털 교재 자체를 팔고사는 마켓 플레이스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플랫폼 판매 없이 자사 사이트에서만 유통되는 등 파편화된 시장으로 분류돼 왔다는 지
적이다.
시장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여러 출판사들이 자사 플랫폼을 통해 전자책 판매를 시도했지만 모든 출판사를 아우르는 통
합된 플랫폼이 없었고, 소설·에세이 등 비교재 서적 유통은 활성화된 반면 학생들이 직접 필기하고 공부하는 교재 전자책 시장
은 어느 한 업체가 플랫폼을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됐다"면서 "젊은 세대가 익숙한 플랫폼이 해당 시장에 진출하면
단기간에 생태계를 장악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굿노트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규모와 성장성 측면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굿노트 내부 매출
에서 한국은 톱5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전략적 거점이다. 특히 한국은 교육열이 높아 에듀테크 사업 확대를 모색하는 굿노트
입장에서는 최적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굿노트는 올해 1월 강연·회의·동영상 콘텐츠를 자동 정리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드랍더비트를 인수해 직원 전원 고용을 승계하기도 했다.
굿노트는 AI 필기 기능으로 틀린 철자를 수정해주고, 수학 문제를 풀 때 수식 힌트를 제공하는 등 AI 기반 필기 기술을 탑재하며
에듀테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매일경제] 황순민 기자 smhwang@mk.co.kr 2024-04-08 16:2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