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민 독서실태' 결과 책 1권을 읽은 성인의 비율이 47.5%를 기록해 과반을 밑돌았다. 도서관계는 독서 증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정부가 2024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 이외에도 정부는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 국립중앙도서관의 관장 자리를 공석으로 방치하고 공공도서관 문제에도 관심을 두지 않아 비판받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독서량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28일 여성경제신문이 지난 10년 동안의 '국민 독서실태'를 조사한 결과, 1년간 책을 한 권 이상 읽은 성인의 비율은 2011년 73.7%였으나, 2013년 72.2%로 소폭 하락하고 2015년에는 67.4%로 5%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해당 비율은 2017년 62.3%, 2019년 55.4%를 기록하더니 2021년에는 46.9%가 됐다.
국민 독서량이 급감한 이유로는 유튜브와 같은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김정문 한국도서관협회 정잭기획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극적인 디지털 미디어와 함께 자라난 어린이‧청소년은 성인기의 문해력과 사고력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이‧청소년기 독서나 도서관 등 독서 관련 콘텐츠의 접촉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독서량이 적어진 원인으로는 개인 경쟁 체제의 심화도 있다. 김 팀장은 "개인 경쟁 체제가 심화하면서 개인의 여유가 점점 더 없어지고 이는 필수 노동이나 공부 등을 제외한 독서 활동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나 여력이 점점 부족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측에서 독서 증진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2024년 도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김 팀장은 "윤석열 정부가 이제라도 장기간 저하되고 있는 독서율에 대해 심각성을 가지고 독서 증진 관련 계획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서 관련 대표적인 정부 사업으로는 한국도서관협회가 직접 주관한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 '병영 독서 활성화 지원' 사업, '책의 해 캠페인 - 도서관 독서살롱 사업', '특화도서관 육성지원 사업' 등이 있다. 하지만 예산 삭감으로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이외의 사업은 진행에 차질이 생겼으며, 병영 독서 활성화 지원 사업은 아예 없어졌다.
도서관계는 국내 도서관 정책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두 자리가 장기간 공석인 상황도 지적하고 있다. 대통령 소속으로 도서관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은 2022년 5월부터 1년 9개월째, 도서관법에 따른 국가대표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의 관장은 2022년 9월부터 1년 5개월째 공석이다.
현재 위원장의 공석으로 인해 제4차 도서관 종합발전계획은 확정되지 못한 계획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의 공석으로 도서관 내 3부 운영체제가 2부로 축소된 상황이다.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 국립중앙도서관 관장 자리의 오랜 공석은 관련 현안의 해결을 지연시키고 있다.
공공도서관 양적‧질적 개선 필요해
독서 증진을 위해서 도서관 시설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 팀장은 "지역주민의 독서 활동 증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업을 진행하는 도서관의 양적 질적 개선을 통해 실질적이고 고정적인 도서관 이용자가 증가한다면, 자연스럽게 독서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도서관의 경우 계층별 독서, 문해력 격차도 줄일 수 있다"고 부연하며, 도서관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해 '광역 단위의 컨트롤 타워인 광역대표도서관 건립 정책', '장기적인 플랜을 통해 공공도서관을 건립', '도서관법상 준수'라는 3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2023년 국가도서관통계 기준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수는 1236개이고 증가 추세에 있으나 여전히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적은 상황이다. 질적으로도 단기적 계획 수립 등을 통해 건립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어, 적정 사서 수에 맞지 않게 건립하거나 민간 위탁을 통해 불안정하게 운영하는 곳이 많다. 이용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비해 공간이 매우 작고 외진 곳에 있거나, 장서 수가 부족한 도서관 역시 존재하고 있다. 사서가 1명당 서비스해야 할 이용자 수도 압도적으로 많아 도서관 서비스의 질 역시 낮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 2024-02-28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