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전자책 구독 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전쟁이 거세지고 있다.
서점가 베스트셀러가 아닌 자체 제작한 킬러 콘텐츠가 독자들의 이용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무기가 되면서
도슨트북, 인공지능(AI) 오디오북 등 다양한 전자책이 등장해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이달 들어 미술관에서 그림 해설을 해주는 도슨트(docent)에서 착안해 소설의 내용을 해설해
주는 '도슨트북'을 선보였다. 첫 도슨트북은 고전인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다. 웹툰으로 스토리를
설명하고,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4DX 체험 영화처럼 이야기에 어울리는 시청각 인터랙션 요소를 덧붙였다.
도슨트는 미국사 전문가 김봉중 교수가 맡았다.
밀리의 서재의 또 하나의 '효자 상품'은 AI 오디오북이다. 배우 조정석의 목소리를 구현한 AI 음성으로 낭독을
해주는 등 현재 2500권 이상의 책을 AI 음성으로 읽을 수 있다. 남성 6종, 여성 4종 등 10종 목소리를 구현하고
차분한, 친근한 등 어조 선택도 가능하다. 밀리의 서재는 "대체로 문학·에세이 분야보다는 자기계발, 경제경영 등
정보 전달이 중요한 분야에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AI 음성은 기존 기계음처럼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인건비와
제작비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밀리의 서재는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윌라'와 '목소리 전쟁'을 벌이고 있다. 차별화를 위해 윌라는 음성자동변환
기술(TTS)이 아닌 전문 낭독자 및 성우의 목소리로 낭독하고 음향 효과를 더해 공들여 만든 오디오북이 주력이다.
오리지널 작품으로 선보인 '오디오 웹소설'의 인기가 높다. 지난 1월 윌라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오디오 웹소설
'양과 늑대의 요람'과 '로맨스 장인'으로 알려진 우지혜 작가의 '그저 여명일 뿐'은 각각 4위와 7위에 올랐다.
구독 서비스인 예스24 북클럽에서는 '오리지널 단편'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애에 관한 두근두근한 이야기'라는
뜻의 '최근담' 시리즈는 젊은 소설가와 시인이 짧은 소설이나 에세이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들려주고, 오리여인
작가의 그림을 덧붙인 책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구독자의 완독률이 가장 높은 책 순위에는 '최근담' 시리즈가 여럿 올랐다.
천선란 소설가의 '기특한 나'가 42% 완독률로 2위, 박상영 소설가의 '내 생애 처음으로 공부하지 않은 날'이 35%
완독률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인 김멜라의 짧은 소설 '꿀로 무거워져' 등을
매달 선보이고 있다.
'리디북스'도 독점 공개하는 오리지널 단편 소설 출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출간한 코믹 판타지 장르를 자처한 이나경의
'상속 대소동', 곽재식의 '너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듀나의 '위대한 만남' 등을 선보였다. 단편 소설인 만큼 3000원의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고, 90일 대여의 경우 반값인 1500원에 읽을 수 있다.
[매경 김슬기 기자] sblake@mk.co.kr 2023-02-22 16:4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