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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니? 난 들어!

2018.02.07 10:57

문자·음성자동변환 기능 앱으로

출퇴근 대중교통서도 독서 편리

문장 처리도 매끄러워 저변 확대

교보문고 e북 사용자 매달10%↑

유명인 음성 합성한 AI기술 등

오디오북시장도 큰폭 성장 기대

 

 

직장인 조윤주(32) 씨는 매일 출퇴근길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된 문자·음성자동변환(TTS·Text-to-Speech), 이른바 책 읽어주기 기능을 통해 

이어폰을 꽂고 책을 듣는다. 기계음이 매끄럽지는 않지만 많은 인파로 붐비는 대중교통에서 무거운 책을 손에 들지 않아도 독서가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으로 꼽힌다. 조 씨는 “예전에는 출퇴근 길에 독서 팟캐스트를 주로 들었는데 요즘은 전자책으로 책을 구입해 기계가 읽어주는 책 소리를 

듣고 있다”며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자투리 시간에도 독서가 가능하니 예전보다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종이책 대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자책을 읽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독서’를 대신한 ‘청서’ 시대가 열리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교보문고 e북’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TTS 방식의 책 읽어주기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 수는 총 5만4,624명으로 매월 

전월 대비 10% 수준의 이용자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 평균 앱 활성 사용자 중 30%는 TTS 기능을 활용해 책을 듣는 것으로 집계됐다.

 

책을 읽는 대신 듣는 문화가 확산되는 이유는 학업이나 업무로 바쁜 일상에서 책 읽을 시간을 내기 어려운 현대인들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독서할 

수 있기 때문. 책을 눈으로 보는 대신 듣기를 원하는 독자들의 공통점은 짧은 시간에 지식을 습득하고 싶어하는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다.

 TTS 기술 수준이 고도화되면서 문장 처리가 매끄러워지고 있다는 점 역시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여준호 예스24 eBook팀 팀장은 “2016년부터 자체 e북 단말기 크레마에 TTS 기능을 적용했는데 출퇴근길 운전하면서, 집안일을 하면서 책을 듣기 

편리하다는 리뷰가 많다”며 “오디오북은 대부분 요약본인데다 신간 도서가 많지 않은 반면 eBook은 도서 종수도 종이책 못지않게 많은데다 독자 

편의에 따라 소리로 들을 수도 있고 활자로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책 읽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그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던 오디오북 시장 역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달 중순 구글이 한국을 포함, 

전세계 45개국에 ‘구글 오디오북’을 출시하면서 오디오북 시장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자책 속 활자를 기계음으로 

처리하는 TTS 방식과 달리 오디오북은 성우가 직접 녹음 작업에 참여하고 배경음악이나 효과음 등으로 후처리한 것으로 보통 소리 내어 읽으면 

12~13시간 가량 소요되는 분량을 2~4시간 분량으로 압축한 축약형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이 때문에 요약본을 읽어도 무방한 자기계발서, 학습서 

등이 주로 판매된다.

 

구글은 10여년간 오디오북 사업을 이어온 오디언과 미디어창비 등을 파트너사로, 자기계발서부터 아동도서, 소설책, 영어책 등 약 1만 여권의 

오디오북을 구글플레이스토어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e-오디오북 서비스를 론칭한 교보문고의 경우 경제경영서와 

자기계발서, 인문교양서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출시 한 달만인 12월 매출액 신장률이 145%를 기록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총 300억 원 규모의 ‘NAVER-KTB 오디오콘텐츠 전문투자조합(오디오콘텐츠 펀드)’을 결성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AI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해 방송인 유인나 씨의 음성을 합성한 오디오북(행복한 왕자, 첫사랑, 노인과 바다 등 3종)을 내놨다. 오디오북에 적용된 ‘네이버 클로바 

음성 합성 기술’은 텍스트를 분석하고 적절한 운율을 찾아내어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재현해내는 기술로 특히 특정인의 음성 파형을 분석하고 

모델링한 후 이를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디오북 제작 과정 중 중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녹음 작업을 생략할 수 있다면, 

특히 유명인의 목소리를 활용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다면 오디오북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오준 오디언 콘텐츠사업팀 팀장은 “현재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100억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한데다 공공 도서관 앱을 활용해 

오디오북을 듣는 독자를 제외하면 B2C 시장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교보문고, 네이버 등에 이어 구글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오디오북 

콘텐츠 유통에 뛰어들면서 오디오북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지면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출판계에서는 소리 콘텐츠를 활용한 독서경험의 디지털화가 신규 독자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과거의 

연구조사 데이터를 보면 오디오북은 관여도가 낮은 읽기 방식이다 보니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며 “미국이 아마존과 

오더블 등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전자책과 오디오북 성장을 견인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시장 역시 대형 업체들이 유통업에 뛰어들고 인지도가 

높아진다면 단기간에 수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2018-02-06 11: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