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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석환 예스24 대표 "`구독 경제`가 전자책 시대 이끌 것"

2019.01.31 10:55

손에는 늘 최신형 아이폰과 전자책 단말기인 크레마와 아마존 킨들이 들려 있었다. 책더미에 파묻혀 있지 않을까 싶었던 집무실에도 대형 

스크린과 전자기기가 가득했다. 국내 최대 온라인서점 예스24를 이끄는 김석환 대표(45)의 첫 인상은 판교에서 만날 법한 스타트업 대표 같았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읽은 책의 80% 이상을 전자책으로 읽었다.

자투리 시간에 읽어야 하니 전자책이 없었으면 절대 그만큼 읽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의 진단대로 `밀레니얼 세대`는 독서 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전자책 시장은 유례없이 뜨겁다. 리디북스와 밀리의 서재가 월 1만원 안팎의 무제한 월정액제를 내놓으면서다. 

 

지난해 11월 22일에는 대형 서점으로는 처음 예스24가 월 5500원·7700원의 무제한 월정액제 `북클럽`을 론칭하며 `맞불`을 놨다. 그는 "구독 

경제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콘텐츠 서비스다. 북클럽은 2개월 만에 가입자 수 3만명을 돌파했다. 책 가격을 평균 

1만5000원이라고 하면 석 달에 한 권만 읽어도 유리한 선택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김 대표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정보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2007년 예스24에 입사했다. 

업계에 보기 드문 이공계 최고경영자(CEO)답게 정보기술(IT)에 관심이 많다. 

 

구독 경제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종이책 수요를 줄일 수 있어서다. 그는 반박했다. 

"출판 시장이 커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서점이 책을 대여할 때도 1권을 사서 100권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1000권을 사서 

200~300권을 빌려주는 형태로 계약되는 거라서 출판사에 꼭 마이너스가 되는 건 아니다." 그는 "사람들이 늘 전자책 시대는 언제 오느냐고 

묻는데, 이미 웹소설 등 웹콘텐츠 시장이 수천억 원 규모가 됐는데 너무 늦은 질문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북클럽은 첫 달 무료 이용 후 

유지하는 비율인 전환율도 50%에 달한다. 파격적인 구독료 결정도 "이기적으로 종이책을 더 파는 것보다 고객들이 원하는 걸 제공하는 게 더 

중요했다. 힘든 결정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니즈(Needs)`란 말을 많이 썼다. 고객 요구를 최우선으로 할 때 성과가 따라온다는 얘기다. 그는 "종이책 배송을 처음 시작할 때도 

염려가 컸지만 고객입장에서 큰 편리함이었다. 니즈를 채우는 과정에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스24는 경쟁사들이 

포기하다시피 한 단말기도 10개 모델을 출시했다. 적자를 감수하고 10.3인치 대화면 `엑스퍼트`를 내놨고, 세계 최초로 휴대용 점자책 

단말기를 올해 중 출시한다. 그는 "시각장애인들이 음성으로 단말기를 쓸 수 있도록 3년째 개발하고 있다. 단말기 후속 모델도 2개를 개발 중"

이라고 했다. 

 

오프라인 중고서점도 서울 강남점을 시작으로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40개 매장을 넘은 알라딘과 달리 예스24는 `플래그십 모델`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폐공장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부산 수영점 F1963은 지역 명소가 됐다. 그는 "최대한 많은 분이 와서 좋은 경험을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개점한 기흥점은 테이블에 천연 잔디를 깔았다.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책 읽는 걸 사치라고 생각하는데, 

말 그대로 `사치스러운 독서`를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적합업종 규제가 지난 12월부터 실시됐고, 서점업 포함 여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기업이 신간 서점을 내는 일은 앞으로도 

불가능한 일이 됐다. 그는 이러한 규제가 `아쉽다`고 했다. "국가의 소득수준과 서점의 숫자는 비례한다. 최근 10년간 가장 멋진 서점을 

꾸준히 방문했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세계 최고 서점의 절반 정도는 중국에 새로 생겼다. 서점은 그 나라의 힘을 보여준다. 대형 서점을 

통해서 사람들이 모이고 사회적으로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일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동네 서점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형 서점과 동네 서점, 두 모델은 공존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출판 잡지 채널예스와 팟캐스트 `책읽아웃`도 운영하고 있는 예스24는 `독서 문화`를 확산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그는 "`SKY캐슬`로 교육 문제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지만 어릴 때부터 학원을 도는 교육보다 더 안심할 수 있는 교육은 독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인류 역사상 최대 정보과잉 시대가 됐다. 많은 이들이 유튜브나 포털에 있는 공짜 콘텐츠는 효용성에 한계가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독서 교육이야말로 고객에게도 출판 시장에도 도움이 되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책 읽는 습관을 파는 기업`이 되는 것. 우리 회사의 임무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김슬기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